말벌
2010. 8. 7일
<오전 12시에 받은 계시>
“야, 이 녀석아, 넌 뭘 하느라고 땅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꼼짝을 않니!”
녀석, 꼼짝을 않는다. 무언가 아예 뿌리를 뽑아먹는 모양인데, 벌이란 녀석이 공중에 날아다니지를 않고 왜 땅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쯤 되는 것 같다. 하늘땅만 한 말벌 한 마리가, 머리를 땅속으로 처박고 무얼 갉아먹고 있는지 꼼짝을 않는다.
머리 부분을 땅속깊이 디밀고 무언가 갉아먹고 있다면, 녀석이 혹시 서울을 아예 뿌리째 갉아먹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만이나 한 집게벌레 한 마리가, 뿌리 쪽을 향해 성큼성큼 기어 내려온다.
“녀석아, 나무에 매달려서 사는 놈이라면 나무위로 올라갈 것이지, 왜 뿌리 쪽을 향해 기어 내려오니, 너 이 큰 나무를 아예 뿌리째 잘라먹어치우려고, 뿌리 쪽으로 성큼성큼 기어내려 오는 것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