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바람
2010. 8. 6일
<아침 8시에 받은 계시>
“아! 탄타, 탄다!, 됐다.”
“라이터를 그어대지 않아도 되겠다, 바닥에 밑불이 있는 것을 가지고!,”
집개로 휴지들을 잘 헤집자, 어디선가 살짝 불어오는 바람에 바닥에 남아있던 밑불이 호르르! 불을 일구어낸다. 됐다. 됐다. 라이터를 그어대지 않아도 되겠다.
소각장에 휴지를 집어넣고 불을 붙이려는 참이다. 라이터를 그어대기 전에 일단 밑에 있는 휴지들을 잘 헤집어 놓은 후에 불을 붙이려고, 휴지들을 잘 헤집을 때다. 쓰레기들이 바짝 마른 종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좀 젖은 쓰레기도 많이 섞여있어서, 불을 붙이려면 먼저 바짝 마른 휴지들을 잘 헤집어 놓은 뒤에 불을 붙여야 된다. 그래야 휴지들에 불이 붙으면서, 나중에 젖은 쓰리기들 까지 말끔하게 태워진다.
휴지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 집게로 잘 헤집을 때다. 어디선가 작은 산들바람이 살짝 불어온다. 큰 바람이 아니다. 피부로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작은 솔바람이다. 솔바람이 살~짝 불어오자, 소각장 바닥에 미쳐 남아있던 밑불이 살짝 일어나면서 호로록! 불이 붙는다.
됐다. 됐다. 라이터를 켜댈 필요 없이 저절로 불이 잘 붙었다. 바닥에 밑불까지 있겠다! 이번 쓰레기는 좀 젖은 것이 많이 섞여 있을지라도, 깨끗하게 태워지게 생겼다.
그런데,
좀 신기한 것은, 그 작은 솔바람에 밑불이 호로록! 일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전혀 바람을 느끼지 못했다. 아주 작은 솔바람이었다. 바람이 부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아주 작은 솔바람이었다. 그런데 그 작은 솔바람에 바닥에 있던 밑불이 호로록! 불을 일구어 내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예전에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그 작은 솔바람에 불이 붙다니!,
이제
과연 때가 오긴 온 건가, 작은 솔바람에도 남북한이 정말 꽝, 꽝!, 하고 총을 쏠 건가, 예전 같으면 소리 없이 살짝 넘어갈 작은 사건인데도, 그까짓 작은 솔바람에 남북한이 정말로 꽝, 꽝! 하고 총을 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