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2010.5.1일
<오전 7시에 받은 계시>
“우윤가,”
“우윤 아니고,”
“그럼 뭐야, 이게, 우유가 아님, 뭐가 비누거품처럼,”
“윽!”
“침!, 침이잖아, 윽!, 누가 가래침을!, 누가 가래침을 먹는 밥에다!”
“윽! 누굴까,”
“누가 남의 먹는 밥에다 가래침을 잔뜩 뱉어 놓았을까, 비위가 있는 대로 상한다.
전기밥솥 한쪽에다 누군가가 가래침을 한 스푼이나 되게 뱉어놓았다. 전기밥솥 안에 남은 밥을 마저 퍼 먹으려고 밥솥을 열어보니, 노릇노릇 아주 맛있게 누룽지가 눌어있는 한쪽 편에다, 가래침을 한 스푼이나 되게 뱉어 놓았다.
“예수님,”
“이 환상이 무슨 뜻입니까?”
목장이 보인다. 모두가 시꺼멓게 불에 타버린 잿더미가 보인다. 그렇게 탐스럽게 아록다록 살이 쪄있던 젖소들도, 목장도, 아무것도 없다. 시꺼멓게 타버린 흔적뿐이다.
또
들판도, 산도, 농장도 다 마찬가지다. 모두가 시꺼멓게 타버린 잿더미뿐이다. 시꺼멓게 타버린 잿더미가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온 땅이 불에 바짝 타버린다는 뜻일까, 음녀가 이 땅에 건설해놓은 그 아름다운 바벨론의 문화시설들이 몽땅 다 불에 탄다는 뜻일까, APT도, 빌딩도,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도, 초대형 최신기술로 신축된 공장들도, 목장도, 농장도, 몽땅 불에 바짝 태워진다는 뜻일까!?
그 아름다운 대도시의 문화시설들은 그렇다 치고, 심지어 한가한 농장까지 이렇게 불에 바짝 태워진다면, 도대체 이번 전화가 어디까지 미친다는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