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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재림

잿더미

 

 

 

 

                            잿더미

                                                                       2009, 11, 22일

                                                            <아침 6시에 받은 계시>

 

 

 

   고실고실하고 따끈따끈하다. 김이 모락모락 난다. 밥이 참 맛있게 생겼다. 식기 전에 빨리 먹어야 되겠다.

   방금 퍼 놓은 밥이다. 전기밥솥에서 방금 퍼놓은 밥이다. 밥사발에다 지금 막 퍼 놓은 것인데, 어제 낮 기도시간에 보여주시던 바로 그 밥이다. 어제 보여주신 환상을 오늘 또 보여주신다. 그까짓 밥상위에 밥 한 그릇 달랑 놓여있는 것을 보여주시기에, 까짓것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겨버렸더니, 오늘 또 보여주신다. 똑같은 환상을 두 번째 보여주신다.

   밥상위에 방금 퍼 놓은 밥이 참으로 맛있게 생겼다. 고실고실 하고 따끈따끈하게 생겼다. 지금 막 전기밥솥에서 퍼 놓은 것이라서, 따끈따끈하면서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보통으로 맛있게 생긴 것이 아니다.

  “가만있자, 내가 지금 책상에 앉아서 이렇게 어물어물할 것이 아니라, 급히 밥부터 먹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급히 밥부터 먹어야 되겠다. 모든 하던 일을 중지하고 급히 밥부터 먹어야 되겠다. 이렇게 추운 날, 단 일분만 늦는대도 당장 찬밥이 될 염려가 있다.

  “모든 것 올 스톱!,

  모두 중지, 중지!, 급히 식사부터, 단 일초라도 서둘러서 식사부터, 식기 전에 빨리 식사부터!,”

 

   이번에는

   배추가 보인다. 배추 밭에 알이 꽉 찬 배추가 보인다. 배추밭에 있는 배추들이 알이 꽉꽉 들어차 있다.

  “익크!,”

  “이렇게 추운날 배추를 밭에다 그냥 두다니, 이렇게 추운날 밭에다 배추를 그냥 두었다간 다 얼어빠지고 말겠다. 모든 하던 일을 중지하고 우선 배추부터 뽑아 들여야 되겠다. 단 하룻밤만 늦어도 잘못하면 배추를 몽땅 얼어죽일 염려가 있다.”

  “모든 하던 일을 중지하고 우선 배추를 뽑아서 김장부터!,”

  “올 스톱!, 올 스톱!, 당장에 배추를 뽑아서 김장부터!,

   이 밤을 넘기지 말고 당장에 김장부터 할 것!,”

 

   이번에는

   고추밭이 보인다. 배추밭 바로 곁에 있는 고추밭이다. 고추밭에 고추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아니, 조금은 얼었잖아!?”

  “아이쿠, 이런!, 고추를 이제까지 안 따고 그냥 두었다니!,”

큰일 났다. 이대로 두었다간 이 추운 날에 고추들이 그대로 다 얼어빠지고 말게 생겼다. 다 얼어빠지고 하나도 먹지 못하게 생겼다. 빨리 따야 되겠다.

  “하던 일을 모두 중지하고 급히 고추부터 딸 것!,”

  “오늘 밤을 넘기지 말고 당장 고추부터 딸 것!, 마저 다 얼어빠지기 전에 급히 고추부터 딸 것!,”

 

   이번에는 떡이다.

   시루떡이다. 식당 주방에 진열된 시루떡이 나타난다. 주방 진열장에 시루떡들을 종류별로 나란히 잘 정돈해 두었다.

  당장 팔아치울 떡들이다. 백설기든, 팥고물 떡이든, 콩고물 떡이든, 지금 당장 다 접시에 담아낼 물건들이다. 지금 막 주방장이 열심히 접시에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손님들이 죽- 들이닥칠 적마다 움푹움푹 양이 줄어든다. 오늘 해 지기 전에는 다 없어지게 생겼다. 오늘 해지기 전에는 다 팔아 치우게 생겼다.

 

  “예수님, 이 환상들이 무엇을 뜻합니까?”

  “무언가가 급하게 당장 일어난다는 뜻인 것 같은데, 그 당장 급히 일어날 일이 무엇입니까?”

 

   불에 녹은 화덕이 보인다. 잿더미가 되어버린 화덕이 보인다. 마당 한 가운데 화덕을 차려놓고 무언가 요리를 했던 것인데, 화덕이 불에 녹아버리고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쇳덩이로 만들어진 화덕이 불에 바짝 녹아버리고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화덕이 놓였던 흔적만 있고, 화덕 위에 놓여있던 솥단지도, 화덕도, 보이지를 않고 잿더미만 시꺼멓게 남아있다.

   보니

   전쟁의 흔적이다. 불에 바짝 녹아버린 전쟁의 흔적이다.

 

   그렇다면

   당장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뜻일까?

당장에 전쟁이 잃어나서 온 땅이 잿더미로 변한다는 뜻일까,

그렇기 때문에,

   당장 오늘부터,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라는 뜻일까,

   단 하룻밤만 늦어도 크게 변을 당한다는 뜻일까,

   고추도 따 들이고, 배추도 뽑아 들이고, 떡도 팔아치우고, 등등 팔 것은 팔아치우고, 정리할 것은 정리해 치우고, 도심을 떠나서 산으로 이사를 할 사람은, 속히 산으로 이사를 하고!, 등등

   오늘부터 당장에 서두르란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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