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수님의 재림

때늦은 수박

 

 

 

 

                     때늦은 수박

                                                               2009. 11. 15일

                                                     <저녁 9시에 받은 계시>

 

 

 

 

   깻잎 한 장을 올려놓고 밥을 뜬다.

   간장에 절인 깻잎 한 장을 달랑 올려놓고, 밥 한 스푼을 뜬다.

  “예수님,”

  “이 환상이 무슨 뜻입니까, 왜 깨소금도, 고춧가루도, 파도, 마늘도, 아무것도 넣지 않은, 간장에 절인 깻잎 한 장만 달랑 올려놓고, 밥을 먹는 장면을 보여 주십니까,”

 

   이번에는

   수박이 나타난다.

   뒷동산 모과나무 그늘아래 달린 수박이다. 처음에는 호박인줄 알았다. 때늦은 호박이라서 찌개를 해 먹기도 그렇고 해서, 주인이 거두지도 않고 내버린 호박인줄 알았다.

보니 언뜻 보기에 호박처럼 생겼다. 크기도 보통 어른들 머리통만 하고, 또 시퍼런 껍질이 두툼하게 생긴 것이 영락없는 호박이었다. 무엇보다 껍질이 호박처럼 아주 두껍다. 시퍼런 색깔이 선명하면서도 두툼한 것이, 그동안 온갖 추위와 강풍을 견디면서 모질게도 긴 시간을 잘 버티어온 호박이다.

   보니 주변 호박 넝쿨들은 벌써 하얗게 말라 비틀어 죽은 지 오래다. 그런데 이렇게 커다란 호박이 시퍼런 껍질을 번쩍이면서, 아직도 그 추위에 얼어 죽지를 않고 싱싱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주인이 버린 호박이라면, 뭐 그냥 버리고 지날 수야 없지!?”

  “나 같은 사람이라도 따다가, 잘게 썰어서 된장찌개라도 끓여먹어야지!,”

   허리를 굽히고

   호박을 따려고 보니, 호박이 되게 강인하게 생겼다. 그동안 다른 호박들은 다들 추위에 얼어 죽고, 말라비틀어지고, 썩고, 또 벌레가 먹어치우고 하는 통에, 어디 한 개도 제대로 땡땡하게 형체를 유지한 것이 없는데, 이 호박만은 아직도 하나도 얼지도 않았고, 또 시들지도 않았고, 쌩쌩한 생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색깔이 변하지도 않았고, 벌레도 먹지 않았다.

   보니 껍질이 보통으로 두꺼운 것이 아니다. 껍질이 어찌나 두꺼운지 보통 다른 호박보다는 두 배나 더 두꺼운 것 같다. 껍질을 빼면 속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겠다. 쇳덩이처럼 두꺼운 껍질로 만들어진 호박이다. 강철 같은 호박, 무쇠 같은 호박, 돌덩이 같은 호박이다.

   색깔도 만만치가 않다. 그 영하의 날씨를 몇 차례나 견디어 오면서 어찌나 면역력이 많이 생겼는지, 진한 초록색이 보통으로 선명한 것이 아니다. 진초록, 진초록 중에서도 진 초록색이다. 뭐 영락없는 무쇠로 만들어진 호박이다. 영락없는 돌덩이로 만들어진 호박이다.

  “그나따나 주인이 버린 호박이라면 나라도 따다 먹자!,”

   허리를 굽힌 체, 손을 막 내미는 찰라!?

  “억!?”

“여기 또 하나가!?”

  “이것도 똑같은 호박이잖아!?, 크기도, 생김새도 아주 똑같은 호박이잖아!?,

   와, 띵호와, 수지맞았다. 공짜 호박이 두개씩이나 생기다니,

그런데,

   가만있어봐!,

   이게 호박인가, 수박인가?

   무슨 호박이 마치 수박처럼 생겼을까!?

가만있어봐!, 이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냄새가, 호박이 아니잖아!?

   호박에서 나오는 냄새가 아니잖아!?”

   와, 맞다.

맞다. 수박이다. 수박이다.

   수박이 맞다. 아니, 수박이라면, 수박이라면, 수박이라면 이게, 이게, 아니, 지금이 어느 때인데, 지금이 어느 때인데 수박이 이제까지 살아있단 말인가?

아니,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때가 어느 때인데 수박이 아직까지 이렇게 쌩쌩하게 살아있단 말인가?

   와,

   기가 막힌다. 이 늦은 가을에 수박이 두 덩이씩이나 살아남아 있다니!?

   그런데 수박은 수박이라도, 좀 그렇다. 아무리 수박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호박처럼 생긴 수박이 과연 맛이 있을까?

   이렇게 껍질천지인 수박을 쪼개놓아 보았댔자, 무슨 맛이 있을까?

   또 계절도 그렇고!,

그런데다 껍질까지 이렇게 질겨빠진 수박을!?”

 

  “예수님,”

  “왜 이런 환상들을 보여 주십니까?”

  “이 환상들을 인터넷에 올려서 세상에 알려야 됩니까?

이까짓 환상 같은 것들을 세상에 알려서 무엇 합니까, 혹시 남북한 서해교전 같은 환상이라면 몰라도!?”

 

   이번에는 쟁반위에다 이 수박 한 덩이를 잘라 놓았다.

   수박의 속 알맹이는 벌써 다 발라서 다른 그릇에 옮겨놓았고, 손질한 껍질부분만 쟁반위에 놓여있다.

   속 알맹이들은 따로 발라서 이미 수박화채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껍질에 칼 자욱이 곱게 나있는 것으로 보아, 알맹이는 잘 발라서 이미 수박화채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쟁반에는 곱게 칼질이 되어있는 껍질만 놓여있다. 보니 껍질이 종잇장보다도

더 얇다.

  “아니!, 껍질이 이렇게 얇지를 않았었는데!, 껍질이 이렇게 얇다면 속이 그렇게 꽉 차 있었단 말인가?”

  “그렇게 맛있는 수박이었단 말인가?”

 

  “예수님,”

  “무어가 어떻단 말씀 입니까?

   왜 껍질만 보여주십니까, 왜 칼자국만 이곳저곳 곱게 난 껍질들만 보여 주십니까,”

기도를 해보니 느낌이 온다. 아!, 겉만 보지 말고, 예리한 칼로 잘 쪼개가지고 요리를 해 보란 뜻인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요리를 해야 될까?

 

  “예수님, 그러면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합니까?”

  “이 때늦은 가을에 왜 수박을 요리를 하라고 하십니까?”

  “수박이 두 덩이라면, 글쎄요, 두 덩이, 두 덩이, 두 덩이라, 두 덩이라면, 무어가 두 개란 뜻인데, 두 개, 둘,

   앗!

   혹시, 그 여름철부터 그렇게 강조해온, 이번 가을에 있을, 남북한 전쟁과, 중국전쟁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철도 아닌 수박이 나타나듯이, 여름부터 그렇게 강조해온, 10, 17일경에 있을 것이라던, 그 남북한 전쟁과, 미국· 중국 전쟁이, 이제 곧 일어난다는 뜻입니까,

   그래서 때늦은 수박을 지금 보여 주신 것입니까,

   아무리 호박넝쿨들이 다 말라죽었어도, 남북한 전쟁과, 중국 전쟁이란 이 두 과일만은, 절대로 말라비틀어지지 않고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뜻입니까,

   그래서 그렇게 껍질이 두꺼운 수박을 보여 주신 것입니까,

   이미 칼질을 해서 수박화채를 다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당장에 마시지 않고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말씀입니까,

   깻잎 한 장을 달랑 올려놓고 억지로 밥을 먹듯이, 억지로라도 이 잔을 마시지 않고는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뜻입니까,

 

 

'예수님의 재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이클 순찰대  (0) 2009.11.21
고추장  (0) 2009.11.19
용광로속의 만나  (0) 2009.11.14
비상용 김치  (0) 2009.11.11
동반자살  (0) 200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