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개
2011. 2. 10일
<아침 8시에 받은 계시>
“뭐야, 이 녀석!”
“너 왜 산꼭대기에서 나를 노려보고 그래!”
“야, 녀석아, 너 왜 전투태세를 완전히 갖추고 나를 노려보고 그래!, 너 정말로 죽기 살기를 하자는 거야!, 녀석아, 네가 아무리 백만 대군을 거느리고 있다고 해도 그렇지, 그 백만 대군을 믿고 또 나를 괴롭히냐!, 아무소리 말고 네 자리에 가만있으면 좋잖아!, 산꼭대기에 진을 치고 가만있으면 되잖아!, 그런데 왜 공격태세를 취하고 그래!, 네가 나를 아주 바짝 부셔놓을 작정이냐!, 녀석아!, 너만 백만 대군이 있냐!, 너만 미사일이 있고 너만 전투기들이 있냐!, 네가 나를 절반을 부셔놓는다 치자!, 그땐 너는, 네 몸은 백 프로 산산 조각이 나는 줄 알아야지!, 네 땅은 쑥대밭이 되는 줄 알아야지!, 그걸 생각을 못하니!, 아예 네 땅은 사그리 뽑혀나가고 마는 거야, 그걸 생각을 못하고 나를 절반이나 부셔놓는 것만 생각을 하니!, 녀석아 장군이면 장군답게 굴어!, 대장이면 대장답게 굴어!,
녀석 산꼭대기에 전군을 무장을 시켜놓고, 거드럭거리며 몇 발짝 앞으로 내려와서 나를 노려보는 모습이 가관이다. 거드름을 피워도 보통으로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녀석 온 몸에 살이 터덕터덕 찐 것이 완전히 싸움 개로 터전을 잡았다. 이 길로 백만 대군을 이끌고 곧장 쳐내려올 태세다.
<낮 12시에 받은 계시>
“누구지?”
“이 시간에 산에서 내려올 사람이 없는데!,”
누군가가 키가 훤칠한 것이 건강하면서도 잔인해 보이는 인상인데, 그런데 복장이 첨보는 복장이란 말야!, 누군가 옷차림새가 이 지방 사람은 아닌데!, 앗!, 그녀석이 보낸 사람인가, 저 산꼭대기 그 대장 녀석!, 맞다, 일반인이 아니다. 군인이다. 군인이다. 군인인데 일반인복장으로 변장을 하고 마을로 내려오는 중이다.
어디로 가는 거야, 교회로?!, 양 팔을 쓱쓱 휘저으며 교회마당으로 거침없이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쭉 살펴보잖아!, 홀딱홀딱 변하는 땅딸막한 여우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이 녀석들이 뭔가 일을 내도 보통으로 크게 낼 녀석들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