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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김     치

                                                   2009. 8. 22일

                                               <p. m. 4시에 받은 계시>


김치하고 밥을 먹는다.

땅바닥에 차려진 밥상에서 김치하고 밥을 먹는다. 부서진 밥상을 땅바닥에다 깔아놓고, 그 위에 음식을 차려놓았다.

차려진 

밥상에 반찬이 별로다. 오늘은 밥상에 반찬이 빈한하다.

차려진 밥상이라는 것이, 오른쪽에 먹다 남은 찬밥인 듯한 밥이 반 그릇정도,

그리고 

그 곁에 대접에 담긴 배추김치, 그리고 고추장, 그게 다인 것 같다.

뭐 밥상이 좀 허술하다. 항상 먹던 배추 찌개냄비도 보이지 않는다.

달랑 

찬밥 한 그릇, 김치 한 대접, 그게 다다.

밥은 찬밥인지, 전기밥솥에서 퍼서 먹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찬밥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김치도 그렇다. 김치라는 것이 시장에서 파는 것처럼, 양념이 잘 된 김치가 아니다. 여자들이 정성껏 담근 새빨간 김치가 아니다. 내가 손수 담근 김치다.

내가 

담근 김치라서 고춧가루도 별로 보이지 않고, 양념도 별로 보이지 않는, 마치 배추에다 소금을 버무려 놓은 듯한 어설픈 김치다. 왜 그런지 내가 김치를 담가보면 항상 그렇게 된다.

고춧가루가 골고루 묻혀지지를 않는다. 그리고 제대로 숨이 죽지를 않고 배추가 팔팔하게 살아 움직인다. 그러다보니 밥상위에 놓여있는 김치가, 배추김치인지 배추 썬 것을

소금에

버무리기만 한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 맛이 있을 리가 없다. 그래도 반찬이 워낙 없다보니, 밥 한 스푼에 억세고 거친 배추김치 한입씩을 입에 떠 넣고 어기적거리며 식사를 한다.

왠지 초라하다.

왠지 밥상이 초라하다. 특히 배추김치가 너무나 빈한하다. 마치 배추김치에 까칠까칠한 가시가 돋쳐있는 듯한 느낌이다. 식사를 할 기분이 아니지만, 그래도 배가 고프니까 그냥 그걸로 식사를 한다.

딴에 

꾀 입맛이 다시는 모양이다. 나머지 밥을 그것과 함께 다 먹어 치울 모양이다.


무슨 뜻일까?

남· 북한 밥상위에

차려진 것이,

겨우 

찬밥 반 그릇에, 가시 돋친 김치하나만 달랑 놓여 있을 뿐이지만, 배가 고프기 때문에 그냥 식사를 한다는 뜻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