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 2
2009. 7. 23일
<p. m: 1시에 받은 계시>
“더울 텐데?
와,
이 더운 여름에 왜 이렇게 두꺼운 고무장화를 신고 있을까?
아무리 반장화라고 해도 그렇지, 이 더운 여름에 이렇게 두꺼운 고무장화를 신고 어떻게 견디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삼배 양말도 좀 너무 두꺼운 것을 신지 않았는가?
이 더운 여름에 왜 이렇게 두꺼운 삼배를 발목에다 칭칭 감고 있을까?
아무리
상주라고 해도 그렇지, 그냥 겉옷만 입고 있으면 됐지, 양말까지 삼배를 둘둘 말고 있을 필요가 뭐 있을까?”
와,
아무리 보아도 너무나 덥게 생겼다.
그런데다 상주의 모습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발목이 뎅강 뎅강 잘렸는가?”
이상하게
상주의 발목만 나타난다. 두 발목만 나타난다. 두 발목만 나타나는데, 발목에서부터 발끝까지 두툼한 삼배를 둘둘 말아 신었다. 양말을 신은 것이 아니라, 삼배를 양말대신 둘둘 말아 신었다.
발목에서부터 발끝까지 두툼한 삼배를 둘둘 말아 신었다. 그리고 그 위에다 어마어마하게 두꺼운 고무장화를 신었다. 수산 시장 아저씨들이 겨울에나 신는, 한 짐도 더 되는 고무장화를 신었다.
도저히 상주가 신을 신발은 못된다. 어디 쓰레기장에서 주워 신었는지, 꾀질 꾀질하게 낡아빠진 고무장화다.
게다가
발목에서부터 둘둘 말아 신은 삼배 또한, 시꺼멓게 낡아빠진 것이다. 아주 많이 낡았다. 쓰레기장에서 주워 신었는지 삼배가 시꺼멓게 썩었다.
윽!
인상이 있는 대로 찌푸려진다. 비위가 상한다. 썩어가는 삼배를 둘둘 말아 신은 발목에다, 다 썩어가는 고무장화, 그것도 하필이면 뎅강뎅강 잘린 발목,
윽!
무슨 뜻일까?
미디어법 전쟁에 관한 이상인 것 같다.
문제는
사탄은 이런 일들을, 모두 남북한 전쟁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문제다.